부산·경남 기독교 역사 집대성한 책 나왔다
이상규 전 고신대 교수 '부산·경남지방 기독교 연구'||초기 기독교회, 외국 선교사, 교인들 발자취 더듬어
입력 : 2025-07-07 11:00:40 수정 : 2025-07-07 13:41:01
부산·경남 지역의 기독교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이상규 백석대 석좌교수(전 고신대 신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스물여덟 번째 연구총서로 ‘부산경남지방 기독교 연구’를 출간했다.
이 책은 부산 경남에서의 개신교 선교와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 교회 형성, 해방 이후 한국전쟁 때까지 기독교 역사와 인물에 대한 논문과 논설 등을 묶었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일했던 초기 선교사들을 소개하면서 지역 기독교의 연원을 추적한다. 특히 이들이 부산경남 기독교 형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했던 첫 개신교 선교사는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제임스 게일이다. 그는 한 달에 걸쳐 토론토, 밴쿠버, 일본 나가사끼를 거쳐 1888년 12월 12일 부산에 도착했다. 게일은 곧바로 부산에서 인천으로 떠나 서울과 백두산, 원산 등을 거쳐 1889년 8월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으며 그후 1년 남짓 초량에서 살았다.
2부는 부산 경남 초기 기독교 역사에 대한 기록으로 한국인 수세자와 전도자들, 1907년 이후 부산교계 상황, 3·1 운동 당시 부산에서의 만세운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1895년 10월 호주장로교선교회 여자전도부는 부산 좌천동의 한 초가를 빌려 3년 과정의 소학교 일신여학교를 설치했는데, 1919년 3월 11일 일신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주도해 부산 최초로 만세운동을 일으켰다.
3부는 1945년 해방 정국에서의 부산지역 교계 상황과 6·25 전쟁기 부산에서 있었던 기독교 집회와 현지에 설립된 피난민 교회들을 다루고 있다. 한국전쟁기(1950~1953) 부산에 세워진 교회는 모두 130여개로 파악되며 이 중 월남 기독교인들에 의해 설립된 피난민 교회는 50여개에 달했다.
민경배 연세대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에서는 부산의 초대 기독교회의 모습, 그리고 황량하고 낯선 땅에 와서 헌신한 선교사들의 거룩한 모습이 아련하게 그려지고 있다”며 “저자의 탁월한 역사서술 이력으로 인해 피난 수도 부산에서의 교회 역사가 감동과 감격의 눈물로 되살아난다”고 밝혔다.
이상규 교수는 “샛강이 모여 대하를 이루듯이 개별교회가 모여 지역교회를 형성하고, 지역교회가 한국 교회사를 형성한다”면서 “지역교회 연구는 건실한 한국 교회사 연구를 위한 미시사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상규 지음/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475쪽/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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