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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국민일보> 악천후가 막아선 어청도 뱃길…바다 대신 가슴에 ‘순직 124년’ 추모 기도 띄웠다2026-09-01 16:32
작성자 Level 10

악천후가 막아선 어청도 뱃길…바다 대신 가슴에 ‘순직 124년’ 추모 기도 띄웠다

입력 2026-08-31 12:47

31일 아펜젤러 순직 좌표 찾아 선상 기도회 드릴 예정이었으나 무산
“조류 영향, 구마가와마루 남서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 검토해 봐야”

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유관지(가운데) 목사가 31일 충남 서천 동백정교회에서 ‘죽었으나 지금도 하는 말’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고 있다.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히11:4)

1902년 6월 11일 밤 11시쯤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선박 충돌 사고로 순직한 헨리 아펜젤러(1858~1902) 선교사를 추모하는 기도회에서 히브리서 구절이 낭독됐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 이덕주)가 31일 충남 서천 동백정교회(남광현 목사)에서 주최한 아펜젤러 순직 추모 기도회에서였다.

연구소는 이날 아펜젤러 선교사가 탔던 구마가와마루(球摩川丸)가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상을 찾아 선상기도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홍원항을 출항한 뒤 10여분 만에 악천후로 뱃머리를 돌렸다.

침몰 현장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가득 안고 교회에 모인 어청도 방문단은 숙연한 침묵 속에 머리를 숙이고 손을 모았다. 

설교 한 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유관지 목사는 ‘죽었으나 지금도 하는 말’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유 목사는 “일면 아펜젤러 선교사의 죽음이 상당히 불행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목포로 성경 번역을 하러 가던 중 순직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죽음의 의미는 무척 고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각자가 땅에 떨어진 밀알이 돼 더 큰 복음의 열매를 맺자”고 권했다.

한편 하루 앞선 30일 저녁 동백정교회에서 열린 ‘아펜젤러 조난 순직 추정지 답사 세미나’에서 아펠젤러 선교사가 탔던 구마가와마루가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좌표가 공개됐다. 

발제한 홍승표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연구이사는 “기존에 알려진 좌표와는 다른 새로운 좌표를 일본에서 찾았다”면서 ‘북위 36도 9분 30초, 동경 125도 55분’이라는 좌표를 밝혔다.

이 내용은 당시 일본 관보와 해상통보 등에 실렸다. 관보는 일본 정부가 각종 사건과 행정 조치 내용을 담은 공식 기록물이었으며 해상통보는 각종 침몰 사고 위치와 항로 위험 정보를 선박들에 알리기 위해 공식 발령한 수로 고시로 모두 공신력이 있다.
 

이덕주(오른쪽 두 번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이 31일 어청도로 향하던 프린스 2호 선상에서 어청도 일대 돌풍으로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확인해야 할 논점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1902년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했던 좌표 근처에는 침몰선으로 추청할 만한 인공 구조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초로 어청도 앞 바다의 침몰선에 대해 기독교 역사학계에 제보했던 나성균 동백정교회 권사는 이날 “사고 직후 침몰한 배가 강한 물살에 남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초 나 권사는 북위 36도 05분, 동경 125도 49분 아래에 큰 배가 침몰돼 있다고 했는데 이는 이번에 새로 공개된 좌표에서 남쪽으로 12㎞ 정도 떨어져 있는 지점이다.

사고가 났던 1902년 6월 11일 밤 11시 무렵 어청도 앞바다는 낙조류가 흐르며 바닷물이 남서쪽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력을 잃은 선체와 표류물 역시 이 조류의 영향을 받아 남서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검토해 봐야 하는 이유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31일 악천후로 어청도에 가지 못하고 홍원항에 정박한 배에서 내리고 있다.


그동안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를 중심으로 아펜젤러 선교를 기념해 왔다. 기감 총회는 동백정교회에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 기념관’을 세웠으며 최근에는 어청도 서북쪽 능선에 ‘아펜젤러 순직기념 표지석’도 세우고 아펜젤러 선교사를 기념하고 있다.

서천=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9000007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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