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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기독교보> 이만열 교수 “사라진 북한교회, 기록으로라도 남겨야 했다”2026-03-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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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열 교수 “사라진 북한교회, 기록으로라도 남겨야 했다”

  •  이국희 기자
  •  
  •  승인 2026.01.23 16:11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발행 《북한기독교역사사전》 간행위원장 《북한기독교역사사전》 2권 1세트 총 2899쪽 1만1173항목 분량

이만열 교수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발행 《북한기독교역사사전》과 《북한교회사》

북한에는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던 도시가 있었다. 평양이다.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전까지 북한지역 교회는 남한보다 더 왕성했고, 교회는 교육과 의료, 사회개혁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남북 분단과 1950년 6.25 전쟁과 체제의 장벽 속에서 그 교회들은 무너졌고, 기억은 점점 희미해졌다.

“북한교회는 이미 상당 부분 몰락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느꼈습니다.”

《북한기독교역사사전》 간행위원장 이만열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전 소장, 더불어한교회 장로-은퇴)는 10년에 걸친 사전 편찬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2026년 1월 22일(목), 서울 서초구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북한기독교역사사전》 간행위원장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를 만나 사전 편찬의 문제의식과 의미를 들었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 이덕주 교수, 소장 한규무 교수)가 2015년부터 준비해 2025년 12월 1일 출간한 《북한기독교역사사전》(북한기독교역사사전 편찬위원회 편/ 크라운판, 양장본 2권 1세트 값 40만 원)은 총 2권 1세트 총 2899쪽(1권 1368쪽, 2권 1531쪽), 1만1173개 항목을 수록한 방대한 기록물이다.

72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분단 이후 사실상 공백으로 남아 있던 북한교회의 역사를 사전 형태로 복원했다.

《북한기독교역사사전》(북한기독교역사사전 편찬위원회 편/ 크라운판, 양장본 2권 1세트 값 40만 원)은 총 2권 1세트 총 2899쪽(1권 1368쪽, 2권 1531쪽), 1만1173개 항목
《북한기독교역사사전》(북한기독교역사사전 편찬위원회 편/ 크라운판, 양장본 2권 1세트 값 40만 원)은 총 2권 1세트 총 2899쪽(1권 1368쪽, 2권 1531쪽), 1만1173개 항목

■ “역사로 남기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만열 교수는 “북한교회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개인적 체험과도 맞닿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45년 8월 15일 해방 당시까지만 해도 북한교회는 남한보다 훨씬 성했고, 평양을 중심으로 놀라운 부흥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해방과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이후 북한교회는 급속히 무너졌고, 이제는 실체를 확인하기조차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직접 북한을 방문해 봉수교회 등에 참석한 경험도 언급했다. “예배는 드려봤지만, 이것이 지속하는 교회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다.”라며 “그렇다면 북한교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역사를 통해 기록을 남기는 것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 광복 80년, 의도된 기획이 아닌 ‘오랜 숙제의 결실’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은 광복과 분단 80년을 맞아 출간됐지만, 이 교수는 “특정 기념연도를 목표로 기획한 사업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1990년 출범 초기부터 북한교회 역사를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지니고 있었다.”라며 “이미 『북한교회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북한교회사 집필위원회 지음/683쪽/2만2000원/2018.3.27)를 펴낸 경험도 있었고, 이번 사전은 그 연장선에서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서술을 넘어 실제로 어떤 교회가 있었고, 어떤 인물과 기관이 활동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기독교역사사전》 항목집
《북한기독교역사사전》 항목집

■ 1만여 항목의 출발점, ‘항목집’을 만들다

이 사전이 교회와 목회자뿐 아니라 학교, 병원, 기관, 단체, 사건, 노회(연회), 지역, 개념까지 폭넓게 다룬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역사는 조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인물들, 그들이 세운 교육기관과 의료기관,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사회적 영향까지 함께 봐야 북한기독교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평양’ 항목은 수십 쪽에 달할 만큼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그는 “단순한 사전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기독교 역사를 하나의 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방대한 사전 편찬의 핵심 과정 가운데 하나는 ‘항목집’ 제작이다. 이만열 교수는 “1만1173개 항목을 먼저 추출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과거에 발간된 신문과 잡지, 선교 관련 문헌, 선교사 보고서를 모두 검토해 북한기독교와 관련된 교회, 인물, 사건, 기관을 목록으로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집필을 진행했다.

이만열 교수
이만열 교수

그는 “이 항목집을 미리 만들어 한국교회에 배포하며 빠진 내용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교수는 “교회에 따라 북한선교부를 두고 기도하지만, 실제로 기록을 보완하는 일에는 관심이 적다는 현실을 확인했다.”라며 “일부 교회에서 제안한 항목 가운데 의미 있는 몇몇은 보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라고 털어놓았다.

■ 《내한선교사사전》, 북한교회사 연구의 기초 작업

《북한기독교역사사전》 편찬 과정은 내한선교사사전 작업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 이 교수는 “북한교회를 연구하려면, 먼저 한국에 온 선교사들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사전 편찬을 시작한 이후, 중간에 약 3년간 내한선교사사전 작업에 집중했다. 이 작업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 약 3천 명을 정리한 대규모 《내한선교사사전》(내한선교사사전 편찬위원회 편/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양장본 1520쪽/25만 원/2022.12.22.)이 완성됐다. 그는 “이 작업이 끝난 뒤에야 북한교회 역사를 이전보다 더 정확히 정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짧은 기간 머물다 간 선교사들 가운데 기록이 충분치 않은 인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며 “그래서 이번에는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을 위해 별도의 항목집을 만들어 보완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발행 《내한선교사사전 》, 《북한기독교역사사전》, 《북한교회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발행 《내한선교사사전 》, 《북한기독교역사사전》, 《북한교회사》

■ “탈북민들도 처음 알게 된 고향의 교회 역사”

사전 출간 이후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은 탈북민들에게서 나왔다.

이 교수는 “사전을 본 탈북민들이 ‘우리 동네에 이런 교회와 인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하더라.”라며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교회를 재건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작업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는 “남북 분단 이후 북한교회를 사전 형태로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라며 “그 점에서 이 사전은 학문적으로도, 교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 “북한교회 역사는 오늘 한국교회 비추는 거울”

이만열 교수는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이 교회의 어떤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책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북한교회의 신앙과 헌신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한국교회에 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왜 그때는 그렇게 번성했는데, 오늘 우리는 이렇게 되었는가? 이 사전이 그런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통일 이후를 향해서도 그는 “과거의 교회를 그대로 복원하자는 뜻은 아니지만, 선배 신앙인들이 남긴 신앙과 기독교 문화는 북한선교와 교회 재건을 고민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복원의 출발점”이라며 “한국교회가 사역뿐 아니라 기록을 남기는 일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을 발행한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한국교회사 자료의 조사·수집·연구·보존을 목적으로 활동해 온 전문연구기관이다.

동 연구소는 한국기독교사 연구자 양성을 비롯해 학술발표회와 학술심포지엄, 국제학술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으며, 공개 강연과 역사강좌, 유적지 답사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성과를 교회와 사회에 환원해 왔다.

또 동 연구소는 연구성과물과 자료집 출판을 통해 한국교회사 연구의 기초 자료를 축적해 왔으며, 《북한교회사》를 비롯해 이번 《북한기독교역사사전》에 이르기까지 분단으로 단절된 북한교회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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